경고: 오래된 여행 기록입니다
이 글은 2016년 11월 12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일주일 동안의 파리
여행을 뒤늦게나마 기념하고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돌아다닌 곳들의 정보나 지식을 담기보다는 그 당시에 스스로 보고 느낀 것들을
기억해내어 기록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고마운 나의 친구도 티스토리 블로그를 합니다 (내 블로그를 보고 뽐뿌가 와서 만들었다). 나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철학 및 심리학과 관련해서 공부하는 내용이 많이 있겠지만, 그 뿐만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문학 등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곤 하니, 파리의 외노자를 알고 싶다면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16년 11월 16일 수요일
다시 한 번 박물관 데이, 오르세 미술관
오늘도 나의 보호자인 친구가 학교 스케쥴이 있어서, 나홀로 여행을 준비한다. 이틀 전에는 박물관 두 곳을 돌아서 이제 남은 곳이 오르세 미술관이다.
지난 번에 갔던 오랑주리, 루브르 박물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강만 건너면 된다.
센 강을 건너면서 본 오르세 미술관 역사
오르세 미술관 도착
그렇다, 줄은 서지 않는다.
루브르 박물관에 비교해서 최근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일반적으로 친근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규모도 한 나절 열심히 다니면 소화 가능한 수준이라고 예상한다 (저는 미술알못으로, 신빙성 없는 판단입니다). 나도 알 만한 유명한 작품이 계속 등장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관람하기에 재밌었던 곳이 아니었나 싶다. 오랑주리는 너무 작았고, 루브르는 너무 컸다.
오르세 안에서 찍은 몇 없는 사진이라도 올려둔다.
입장해서 차근차근 관람을 한다면, 한 층 씩 올라가며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품을 보게 되고 가장 위 층으로 올라오게 되면 밖에서 봤던 거대한 시계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시계와 함께 가장 현대적인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하고, 이와 함께 (비싼)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있다. 고작 세 번째 박물관 관람이지만, 이틀 전보다는 조금은 여유를 더 가지고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대단한 마음의 준비 없이도 물 흐르듯이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시떼 섬에는 멋진 건물이 많다
나름 알차게 오전 시간을 오르세에서 보내고 오후 1시 쯤 나와서 그 앞에 있는 매점에서 바게뜨 샌드위치 하나를 사 먹었는데, 맛 없었다. 역시 먹을 것은 로컬 친구가 골라줘야 하나보다. 그 다음 갈 곳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위치를 찾아보니 시떼 섬 안에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여유롭게 센 강 가의 경치를 즐기며 걷는다. 사실 이 때 좀 서둘렀으면 몽파르나스 묘지에 들어갔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아쉬움).
퐁뇌프 다리를 건너서 시떼 섬에 진입해서 각종 관공서 건물 (법원, 경찰청 등) 모두가 역사적으로 오래된 건물들이었다. 그 앞에 있는 생 슈필 (Sainte-Chapelle) 성당에 들어갈 수 있으면 꼭 들어가보시길 바란다. 그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가 정말 멋지다던데, 나는 못 들어가봤다 (아쉬움2).
파리 대법원 건물로 추측
멀리서 본 생 슈필 성당
그렇게 시떼 섬 구경을 하면서 가장 안 쪽으로 들어가니 목표로 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인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옥상에 올라가자
노트르담 대성당 도착
별로 안 커 보이지?
대성당 앞에 오니 생각보다 꽤 걸은 것 같아서 쉬고 있는데,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한다. 별 수 있나 일단 성당 안에 들어간다. 입장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성스러움이 가득한 대성당 안
여기서 뮤지컬 공연을 하면 환상적이겠다
친구가 노트르담 대성당 위 층에 올라갈 수 있다고 알려줘서, 성당 안을 한참 둘러다녔는데 잘 모르겠다. 약간 낙심하며 성당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았더니 사람들이 따로 줄을 서 있어서 나도 은근슬쩍 대기열에 합류했다. 안내하는 분들이 일정 인원이 차면 안으로 들어가도록 보내준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나도 들어간다. 그리고 한참 성당 내부 계단을 올라간다. 처음으로 화면에서 보던 좁은 나선 계단을 오르는 순간이다. 나선 계단 높이가 워낙 높아서 다 올라갔을 때는 숨이 조금 찰 정도였다. 그 중간에 잠깐 기념품 코너와 티켓을 사는 층이 있어서, 거기서 티켓을 산 후에 다시 계단을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계단을 다 오르면 안전 철조망 밖으로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올라왔다!
먼 시야로는 파리의 모습을, 가까이로는 대성당의 구조물을 자세히 볼 수 있고, 여러 조각들도 볼 수 있다. 안내에 따라 대성당을 한 바퀴 돌면서 찍은 사진들을 남겨놓는다.
10~20분 정도 됐나, 관람 시간이 다 되어 다시 안내에 따라 내려온다. 보람차게 내려와서 단풍과 함께 있어 더욱 멋진 성당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카타콤을 찾는다.
노트르담 빠잉
저 파란 패딩을 입고 있는 집시 소녀가 나에게 뭔가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나는 무섭게 도망갔다. 어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나의 가방을 털지 모르는 일이다.
카타콤은 춥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시떼 섬에서 카타콤까지는 도보 40분 정도로 걸어가기엔 꽤 멀었다. 지하철로는 세 정거장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홀로 지하철을 타는 무서움이 더 컸기에 걸어가도록 한다.
센 강 가를 건너는 중에 만난 새 놈들
열심히 걸어서 오후 네시 조금 넘어 카타콤 입구에 도착, 역시나 티켓을 사러 들어간다. 들어가는 순간 한기가 밀려온다. 당시 11월 늦가을이었기에 기본 옷차림이 두꺼워서 다행이지, 여름에 대비 없이 갔다면 곤욕을 치뤘을 듯 싶다. 티켓을 사서 입장하는 순간 아무리 빨리 가도 30분은 가야 출구가 나오므로 그 전에 볼 일은 해결하고 가자, 나는 한 시간 안 되게 걸었던 것 같다.
18세기의 묘지들을 정리해서 모아 넣는 것부터 시작된 이 파리 카타콤 안의 유골의 수가 대략 600만 구 정도 된다고 하는데, 오밀조밀하게 정리된 유골들을 직접 보면 그럴만 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카타콤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비해 관광객에게 개방한 부분이 극히 일부분이라고 하니, 놀라운 규모이다. 굉장히 무겁고 차가웠던 한 시간의 카타콤 여정이었다.
저거 다 사람 뼈다
아쉽게도 다음 사진은 출구 사진이다
입구컷 당한 몽파르나스 묘지, 그 대신 맛있는 피자
오늘 아침, 출발하기 전에 친구가 카타콤 주위에 몽파르나스 묘지가 가까우므로 꼭 가보라고 권했기에 열심히 걸어서 갔다. 5시 반 즈음 도착했는데, 딱 문 닫는 시간이어서 경비 아저씨에게 제지 당했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부부 등의 역사적 인물들이 묻혀있는 곳이다. 역사와 철학, 인물에 관심이 있다면 계획을 잘 싸서 가보길 권한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친구와 만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생 슐피스 성당으로 찾아간다.
생 슐피스 성당, 슬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온다
생 슐피스 성당 앞에서 친구를 만나 안에 들어가서, 영화 다빈치 코드에 나왔던 그 망치로 바닥을 부시던 장소도 구경한다. 오늘 굉장한 거리를 도보로 소화했기에 얼른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친구를 보채서 간 곳은 로마 피자집이다.
각자 한 판 씩 피자를 주문하고, 와인도 한 잔 먹었던 것 같다. 피자가 정말 맛있었는데, 특히 피자 중앙에 올라가있는 계란 후라이가 화룡점정이었다. 피자는 첫 날의 샌드위치에 비해 포크 나이프를 사용해서 먹기에 수월했다.
개꿀맛
에펠탑에서의 개고생 피날레
식사 후 다음 목적지는 에펠탑이다. 오늘 파리의 야경을 접수할 것이다. 친구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 주변 역에서 내렸다. 나만 내리고 친구는 계속 집으로 간다.
기다려라 내가 간다
에펠탑에 다가간다
더 다가간다
밤 9시가 다 되어서 가까이 오니 역시나 크다. 그리고 티켓을 사는 곳과 엘레베이터를 타는 입구가 보인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티켓과 중간까지만 올라가는 티켓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티켓을 샀다. 검문검색을 받은 후에 엘레베이터를 타고 두 번에 걸쳐서 올라간다. 물론 대기는 거의 없었다 (비수기 파워).
일단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내리면 원형의 작은 회랑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그 둘레에 세계의 높은 탑들을 표시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서울 남산 타워도 있다). 그 회랑을 나가면 철조망으로 둘러 쌓여서 파리 야경을 볼 수가 있는데, 바람이 꽤나 거칠어서 무서울 수도 있다. 더욱이 내가 갔을 당시에는 비바람이 치고 있어서 춥고 무서웠다.
야경은 환상적이다.
마르스 광장과 군사 학교
콩코드 관람차가 보인다
센 강을 다니는 유람선과 콩코드 관람차
춥다
추워서 안으로 들어왔다. 유리에 비치는 실내가 보일 것이다.
실내 위 쪽에 세계의 높은 타워를 표시한 그림이 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있을 수 있고 내려가고 싶을 때 내려가면 된다. 나도 추워서 더 이상 있지 못할 만큼 야경을 즐기다가 내려왔다. 내려오니 중간 층이고, 중간 층에서의 조금 낮은 야경을 새롭게 즐길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다.
2차 에펠탑 야경을 즐긴 후에, 뭔가 아쉬운 마음을 포기하고 땅으로 내려왔다.
에펠탑 빠잉
하루 종일 혼자 다니면서 긴장도 평소보다 더 하고, 가장 많이 걸어다닌 날이었다. 물론 말은 빵 사 먹을 때와 티켓 살 때 뿐이 안했지만. 꽉 채운 파리에서의 하루였다. 역시나 오늘도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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