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Real Life

키크론 Q60 4차 예약구매 후기

동건 2023. 6. 26. 20:17

나의 첫 키크론 구매, 게다가 성공적인 예약 구매에 대한 후기를 써본다.

미니 배열 또는 해피해킹 배열에 관심을 들이던 2023년 4월 어느날, 키크론 Q60의 3차 예약 구매를 놓치고 상심이 컸었다. 이미 예약을 해둔 입장이었으니 내가 제품을 못 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구매가 열리는 당일에도 굉장히 여유있게 "일단 오늘 일은 마치고 퇴근하고 사야지" 라는 생각으로 몇 시간 이따가 확인을 했는데 품절로 사질 못한 것이다. 다행히도 나와 같은 분들이 많아서 원성을 들었는지 두어달이 지난 이번에 4차 예약구매가 또 열렸고 드디어 키크론에게 성공적으로 복수했다! (4차 해줘서 감사합니다 키크론) 내가 주문한 갈축이 먼저 품절되더라.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이번 글에서는 예약 구매 패키지 구성 위주로 소개하고 며칠 사용해본 소감을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4차 예약 구매 패키지

네이버 상품 페이지에 아래처럼 여섯가지 혜택을 준다고 나와있었다.

멋진 소개
대단한 사은품 리스트. 이걸 보면 사고 싶어진다.

6월 15일에 시간 맞춰서 칼같이 구매 및 결제를 했고, 6월 23일에 받았다. 신나게 박스 뜯고 세팅했고 지금은 이벤트 응모하겠다고 이렇게 새 키보드로 타자를 치고 있다. 막상 배송 온 박스를 보니 새삼 내가 받는게 많구나 싶었다. "입 벌려라 사은품 들어간다" 랄까. 패키지 구성품 사진을 찍어봤다.

박스를 깠는데... 내용물이 정말 많다.
인트로 팜플렛 (저기 있는 키보드는 Q1 인가요? 잘모름...)
사은품 1. 스태빌라이저: 이미 조립된 상태이고 무려 10개다! (QK60도 질러놨는데 그거 오면 써보려고 한다)
사은품 2. 팜레스트: 약간 얇은 느낌이긴 한데 나무 촉감이 부드럽고 좋다.
사은품 3. 천: 아까워서 아직 못 열어봄.
사은품 4. 키보드 가방: 들고다닐 생각은 없어서 안 써봤다.
마지막 남은 사은품 박스. 스위치 통에 종이포장재로 감싸주는 정성이 좋다.
사은품 5. 키크론 저소음적축 스위치: 아직 안써봄... ㅋㅋ
사은품 6. 항공 케이블: 매우 아름답다... 나의 첫 항공케이블이어서 더욱 설렘.
드디어 사은품 아니고 본품! (무겁다)
포장도 잘 되어있고 기본 케이블도 깔끔하다.
드디어 나왔다, 본체.

구매 후 사용 후기

우선 타건감. 스페이스바 스태빌라이저가 좋지 않다는 평이 보이던데, 내가 키보드 타건에 민감하지 않아서인지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근데 철심 소리가 살짝 나긴 한다 ㅋㅋ. 배열이 작은 만큼 스태빌라이저의 개수가 적기 때문에 (작은거 두 개, 긴거 하나)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 같다. 배젤이 두꺼운 만큼 굉장히 무거운 만큼 단단하게 치는 맛이 나면서도 가스켓 마운트 덕분에 마냥 딱딱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음 대충... 좋다는 얘기. 그리고 스위치는 게이트론 G프로 갈축인데 걸리는 느낌이 강하진 않다. 리니어를 좀 섞은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만큼 소리가 조용한 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회사에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 개발자만 있는 환경이라면)

다만 처음 타자를 치면서 당황스러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delete 키가 백스페이스가 아니고 진짜리얼 delete 키에 기본 매핑이 되어있어서 "왜 백스페이스가 안먹히지, 기판에 문제가 있나" 싶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via 테스터기에 꽂아서 해당 키를 눌렀을 때 키 코드가 KC_DEL로 잡히는 것을 확인해서 별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게되었지만, 그 순간에 있어서는 교체해야되는 것은 아닌지 나 혼자 쉐도우복싱을 하며 고민을 했기 때문에 혹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놓는다.

제품 박스 전면에 "An open source customizable keyboard" 라고 당당히 써있는 만큼, 키보드 기판이 QMK/VIA를 지원한다. 사실상 해피해킹 배열은 본인이 원하는 키매핑을 할 수 있어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선이더라도 QMK를 지원하는 기판을 나는 더욱 선호하고, 이번 Q60을 구매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기존에 쓰고 있던 설정을 그대로 쓸 수 있었는데, 한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맥/윈도우 레이어를 옮길 수 있는 물리적인 스위치가 있어서 맥 레이어가 0번, 윈도우 레이어가 1번으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치 기본 0번 레이어가 2개가 있는 것처럼 세팅을 해야 했다는 점. RGB가 나오는 기판이기 때문에 RGB를 제어하는 레이어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 있겠다. 대단히 중요한 점은 아니고, qmk 레포지토리에 있는 기본 키매핑 파일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전혀 알지 못하고 주문했는데, 이 레트로한 디자인의 키보드에서 RGB가 나오더라! 정말 개이득스러운 부분이었다. 반투명하지만 레트로한 키캡으로 바꾸게 된다면 정말 예쁠 것 같다. 그런 키캡이 있나? 아무튼... 간단히 타이핑 하는 영상도 찍어보았다.

이거 찍으려고 처음으로 타자연습 해봤다.

첫 키크론 제품, 사은품 많이 줘서 너무 좋고 키보드 자체도 훌륭해서 매우 만족스러운 구매였다. 이번에 스플릿 키보드 나오는 걸 보니 심상치 않은 배열의 제품도 꽤 만드는 것 같은데...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키크론이 어떤 멋진 제품을 준비하는지 지켜보고 싶다. 지켜보기만 하고 이제 당분간 키보드에 돈 그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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