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청하는 YouTube 채널 중 하나인 Bryan Lunduke 채널에서 굉장히 재밌고 간단하지만 뼈 있는 내용을 가진 영상을 보고 기록하고자 한다.
최근에 FreeBSD의 Code of Conduct에 추가된 내용 중 "virtual hug를 거부한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 그 요점이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Bryan Lunduke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그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전에, 몇 가지 용어 정리.
Code of Conduct
Code of Conduct (CoC)는 간단히 말해서, 어떤 단체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프로젝트 유지를 위한 규칙을 정해놓은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는 contributor들 간의 협업 매너를 선언하는 것이 그 내용 중 하나다.
GNOME 프로젝트의 CoC를 한 번 보자.
Summary
GNOME creates software for a better world. We achieve this by behaving well towards each other.
Therefore this document suggests what we consider ideal behaviour, so you know what to expect when getting involved in GNOME. This is who we are and what we want to be. There is no official enforcement of these principles, and this should not be interpreted like a legal document.
Advice
- Be respectful and considerate:
Disagreement is no excuse for poor behaviour or personal attacks. Remember that a community where people feel uncomfortable is not a productive one.- Be patient and generous:
If someone asks for help it is because they need it. Do politely suggest specific documentation or more appropriate venues where appropriate, but avoid aggressive or vague responses such as "RTFM".- Assume people mean well:
Remember that decisions are often a difficult choice between competing priorities. If you disagree, please do so politely.
If something seems outrageous, check that you did not misinterpret it. Ask for clarification, but do not assume the worst.- Try to be concise:
Avoid repeating what has been said already. Making a conversation larger makes it difficult to follow, and people often feel personally attacked if they receive multiple messages telling them the same thing.
이것이 GNOME CoC 내용의 전부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CoC의 의의가 Summary에 소개되어 있고, 조금 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아래에 쓰여져 있다.
Virtual Hug
"Virtual hug"라는 것은 온라인 상에서 "hug", "high five"와 같은 표현을 선사하는 것을 말한다. 텍스트로 선사하든 움짤로 선사하든, 실제로 육체적인 표현이 아니고 virtually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virtual hug"라고 볼 수 있겠다. FreeBSD는 움짤로 이러한 격려 표현을 보내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용어 정리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 어느 technical project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사례다. 물론 오픈소스 운영 체제인 FreeBSD가 자기네 규칙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궁금하다. 도대체 왜 FreeBSD는 온라인 포옹을 굉장히 싫어하는 것일까? 사실 알고 봤더니 관련 FreeBSD의 CoC 내용은 Geek Feminism 단체의 anti-harassment 정책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다. (Bryan이 FreeBSD core team에 직접 물어봤지만 제대로 답변해주지 않아서, 인터넷에 관련 내용을 가지고 검색해가면서 알아냈다고 한다)
그래, 그들이 온라인 포옹을 싫어할 수도 있지. FreeBSD 핵심 멤버들이 Geek Feminism의 정신을 존중해서 그 규율을 가지고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GNOME 프로젝트의 CoC를 다시 보자. FreeBSD의 CoC에서 온라인 포옹을 비롯해서 참여자들에게 해선 안될 짓들을 나열한 것과 비교해보자.
- 핵심만 간단하게 말한다.
-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서로에게 좋은 의도로 소통한다고 가정한다.
- 또한 참여자들 스스로 그렇게 하도록 권유하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프로젝트 정신을 정한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방향으로서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해 보이는가? Bryan은 이 영상을 통해 스스로의 CoC를 공포한다.
I hereby grant irrevocable rights for anyone to publicly send me animated.GIFs of hugs on any social network.
나는 어느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든지 나에게 포옹 움짤을 공개적으로 보낼 수 있는 권리를, 또한 다시는 취소될 수 없는 권리를 어느 누구에게라도 부여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한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 내에서의 dynamic이 작용하고, 한 편으로는 단체 바깥과의 상호 작용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FreeBSD가 어떤 연유에서 이런 정치적 색깔을 가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것이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방향인지, 불가피하게 해야만 하는 것이었는지 그런 저런 사정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Bryan이 보기엔)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Bryan이 주장하는 바는 그런 정치적인 색깔의 문제를 떠나서, 서로를 어떻게 존중하면서 일을 하고 문제를 헤쳐나가야 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수 많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다져놓은 그 철학을 토대로 말이다.
자칫 정치/색깔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자기 의견을 재치있고 현명하게 자신의 쇼로 담았다고 생각한다.
Here take my hug, Br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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